영화 겟 아웃(Get Out) 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1- 개봉이 이루어진 배경
영화 '겟 아웃(Get Out)'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사실 '겟 아웃' 은 국내 개봉이 되지 않았을 작품 중에 하나였다. 한국의 주류 장르도 아닌 데다가, 한국인들이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고편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도 굉장한 유명세를 탄다. SNS에 게재된 예고편은 370만 뷰를 돌파했고, 2월 24일 북미 개봉과 동시에 폭발적인 흥행 수익을 냈다. 그렇지만 배급사인 UPI는 한국에서의 개봉 일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국내 팬들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갔고 UPI 코리아에 국내 개봉을 요청했다. 결국 이례적으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개봉이 이루어졌다. 한국 영화 팬들은 일단 영화의 신선함과 미스테리한 분위기에 물씬 빠져들었다. 나도 처음 예고편을 접하고 영화에 대해 정보를 찾아보면서 그동안 보지 못한 독특한 장르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흥분했다. 물론, 개봉 후에는 관람객의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영화였다.
영화 겟 아웃(Get Out) 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2- 코미디언 감독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건 감독이다. 감독은 조던 필, 미국의 배우이자 코미디언이다. 다들 이 부분에서 신기해할 수 있겠지만, '겟 아웃'은 조던 필의 첫 번째 연출작이다. 역시 코미디언은 똑똑해야 해야 한다. 조던 필 감독은 영화를 서스펜스와 유머를 적절히 배합했고 성공했다. 굉장히 긴장되면서도 중간중간 관객을 느슨하게 만들어서 더욱 매력적인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이 영화는 1시간 40분 밖에 되지 않는다. 요새 핫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거의 2시간 - 2시간 30분 정도 되는 길이라 우리에게 1시간 40분은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과연 이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많은 걸 담아낼 수 있었을까. 영화가 너무 재밌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영화를 본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는 뜻이 아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그 시간 내에 얼마나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만족시키는가의 문제다.
영화 속 장치에 대한 해석1- 담배와 찻잔
딱히 반전이라고 할 것도 없고, 다 보고 난 다음 생각해 보면 왜 그런 행동이 있었고 그런 대사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감독이 아주 영리하게도 아주 정반대의 의도를 보여줄 수 있는 장치들을 사용했다. 그중 하나가 '담배'이다. 흡연은 크리스가 최면으로 빠져들 수 있는 아주 기가 막힌 장치인데, 여자친구인 로즈와 그의 가족들이 흡연은 좋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이 어떤 의도였는지는 금방 알게 된다. 그 의도는 크리스가 최면에 빠져드는 그 순간부터 한순간에 확 바뀌게 된다. 스릴러 영화다 보니 사운드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쓴 듯한 느낌이 든다. 가장 소름 끼치는 건 로즈의 어머니가 최면을 걸 때 사용한 찻잔이다. 찻잔 소리가 영화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노출됨으로써 크리스가 최면에 빠지는 현상을 공감하게 한다. 관객들에게 최면의 가능성과 효율성에 대해서 일찍이 깨닫게 해 준 다음 찻잔만 보여줘도 긴장감을 느끼게끔 한다.
영화 속 장치에 대한 해석2- 최면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최면에 빠지는 장면인데, 아무래도 감독이 캐릭터 설정에 심혈을 기울였던 모양이다. 크리스는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 그저 TV만 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크리스가 최면에 빠질 때 눈앞에 있는 광경이 TV 속 광경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는 아주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TV만 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가 무언가 하려고 하면 결국 그것은 실제가 된다. 깊은 어둠 속에 빠져서 TV만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즉, 그가 최면에 걸렸고 자신의 의식은 깊은 곳에 숨어버린 채 백인의 의식을 받아들이고 결국 백인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는 그러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가 죽을 때처럼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 일이 실제가 되었다. 아마타지 가족에게 납치되어 최면에 걸렸고 이식 당할 뻔했던 그 사실들을 그가 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
이 영화는 단순히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듯이 '백인은 우월하고 흑인은 미개하다' 라는 생각은 빼고 보는 게 좋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스테레오타입은 첫 장면에서 흑인이 납치를 당하는 장면과 경찰관이 크리스의 신분증을 보려고 할 때뿐이다. 영화에 나오는 백인들은 흑인들의 우월성을 존경한다. 그 우월성은 신체적인 우월성이라고 보는 게 맞다. 아마타지 가족의 할아버지는 달리기 선수였지만 흑인 선수에게 지고 만다. 하지만 그는 곧 극복해냈는데, 바로 신체적으로 탁월한 능력을 갖춘 흑인의 몸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는 중간에 흑인 하인이 달리기를 하는 모습에서 유추해 낼 수 있다. 할머니는 왜 흑인에게 자신을 이식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할머니가 생전에 키친을 굉장히 좋아하셨고, 그의 의식을 받은 흑인 하녀 또한 키친에서 일을 한다. 주인공인 크리스는 사진작가로서 우월한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장님인 백인에게 이식의 대상으로서 최상의 존재 가치였다. 영화의 문맥 상 당연히 장님에게 선택당하는 것이 맞지만, 여러 백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크리스가 상품으로 취급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골프를 쳤다던 노인, 일어나 걸을 수도 없는 노인, 블랙이 패션이라던 노인, 그들은 모두 크리스, 아니 흑인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감독은 이러한 인종적인 우월성을 기반으로 둔 행위들에 대해서 다른 인종차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결국 백인들은 흑인들을 마음대로 여긴다. 그들이 신체적으로 잘났다고 해서 그들을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흑인들을 납치해 의식을 없애고 자신들을 이식하는 것 자체가 흑인들의 인권에 대한 차별이다. 또한 흑인들이 하나 둘 납치되는 것 자체가 절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 또한 차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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